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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 칼럼, 시대의 요구, 개헌
대한뉴스 | 승인2014.11.08 20:21

[대한뉴스] 중국 전국시대 대표적 법가 ‘한비자’는 말했다. “악이 없어지고 선이 생기는 것은 법을 잘 만듦에 따르고, 법을 공정하고 분명하게 실행하면 국가사업이 성공한다(惡滅善生隨立法 分明正確成公業)”

황종택 편집주간 ⓒ대한뉴스
법의 중요성에 대한 명쾌한 논리이자, 법이 인간 삶의 반려자라임을 알게 한다. 그렇다. 사회 질서와 국민 삶의 문제가 법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요즘 국가 통치체제의 기초에 관한 각종 근본 법규의 총체인 헌법을 바꾸는 일, 곧 ‘개헌(改憲)’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여야 국회의원 300명 중 과반이 넘는 155명은 ‘개헌추진 국회의원 모임’을 결성했다. 이들은 ‘2020년 체제를 위한 정치개혁과 개헌: 합의제 민주주의’라는 주제로 간담회 등을 가지면서 “지금이 개헌의 적기”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45명만 더 모으면 3분의 2가 됨으로써 자체 개헌도 가능하다.

개헌 필요성 ‘판도라의 상자’ 연 여당 대표

여당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정치권의 개헌 요구를 ‘막을 길이 없는 봇물’에 비유하면서 특히 ‘연정’의 불가피성도 언급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에 앞서 시기의 부적절성 등 개헌에 부정적인 발언을 한 점을 의식한 듯 김 대표는 말한 지 하루 만에 적절치 않은 발언이었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고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린 데는 ‘야권과의 공감’ 등 나름의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하튼 큰 틀에서 개헌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시대의 요구다. 1987년에 개정된 현행 헌법은 제왕적 대통령의 독주와 시대변화를 담지 못하고 있는 등 폐단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특히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가 국민에게 선출권만 부여하고 있고 심판권은 보장하고 있지 못한 탓으로 책임정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지 오래다. 여러 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나고 있지만 특수한 상황 하에 타협의 산물이었던 5년 단임제가 이제는 부정적인 요소가 많아 바꿔야 한다는 것이 여론의 대세이다.

단임에서 연임으로 원 포인트 개헌이라도 해야 한다. 대통령 임기(5년)와 국회의원 임기(4년)가 다르기 때문에 불규칙하게 대선, 총선이 치러지는 ‘이격 현상’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개헌이 필요하다. 임기를 같게 만든 뒤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실시하고 지방선거를 그 사이에 배치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렇게 해야 잦은 선거로 인한 고비용 정치와 정치적 불안정을 막고 적절한 수준으로 권력을 견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동안 정치개혁을 논의하다 보면 결국 개헌 문제로 귀결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항상 개헌이 거론된다. 권력구조와 선거구제도, 정당제도 등은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개헌의 시기와 내용 등에 관한 국민여론 수렴이 필수적이다. 지난날 어두운 경험을 감안할 때 국민들은 개헌하면 우려·위험·경계를 떠올린다. 그만큼 개헌 문제는 나라 전체를 거대한 소용돌이가 몰아치게 할 핵폭탄과 같은 폭발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안정 통한 국리민복 위해 개헌 필요

개헌론은 지도자 정치인 정당 국민각계층 등 누구든지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적 상황에서는 반드시 지켜야 할 과정과 절차가 있다. 즉 국민과 국가장래 발전과 관련한 추진 이유, 충분한 시간을 두고 국민적 논의-공감대 형성, 공개적이고 민주적 절차에 의한 추진 등이다. 또 개헌은 개인 정당 정파 계층 지역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 민주발전을 위한 초석을 마련한다는 정신으로 긴 고행을 거치는 게 필수적이다. 개헌의 주인공은 반드시 정치권 지도자가 아니라 국민이어야 하는 이유이다.

현재 상황에서 개헌 논의가 얼마나 크게 탄력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내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가 현 시점에서 개헌 논의는 적절하지 않다며 반대하고 있다. 친박계는 현 시점에서 개헌 논의는 모든 국정이슈를 무력화시켜 국정운영에 돌이킬 수 없는 장애를 일으킬 뿐 경제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과 친박계는 개헌의 필요성에 국민과 국회의원 대다수가 찬성하고 있음을 외면해선 안 된다. 경제살리기에 매진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긴 안목에서 정치안정을 통해 국리민복을 꾀하는 방안을 모색할 때다.

‘한비자’는 또다시 이렇게 힘주어 말했잖은가. “현명한 군주는 법을 잘 만들어 백성을 편안하게 하지만 어리석은 군주는 꾀를 부려 험악한 세상에서 맴돌게 한다(明君設法置安全 亂主謀能旋險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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